2015.01.31 12:20

[인터뷰] 페니 (Pe2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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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 힙합을 즐겨 들었던 이들이라면 페니(Pe2ny)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소울풀한 비트를 주조해내며 2000년대의 에픽하이(Epik High) 인피니트 플로우(Infinite Flow)  수많은 랩 뮤지션들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샘플링의 대가다. 2007년에는 타블로(Tablo)와 [Eternal Morning]을 합작해 평단과 팬들의 찬사를 받았고, 이어서 발표한 앨범 [Alive Soul Cuts Vol.1] 역시 대단히 긍정적인 평가를 자아냈다. 최근에는 소울라임 사운드(SoulLime SounD)에 둥지를 틀었고, 정규 앨범 [Born To Be Blue]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앞섰던 작품들의 주된 작법인 샘플링 방식이 아닌 시퀀싱으로 작업한 앨범이다. 그는 직접 녹음한 사운드를 루핑(Looping)하고 LP 레코드의 잡음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샘플링 프로덕션의 질감을 살리려는 노력을 더했다. 더불어 몽환적이고 소울풀한 사운드를 구축했기 때문에 그가 과거에 주조해냈던 사운드와 접점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샘플링 기법으로 작업했던 과거의 작업물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샘플링에 대한 그의 견해에 집중했다. 





반갑습니다, 포디거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요즘 근황은 어떤가요?


그동안 일부러 외부작업을 안 했거든요. 제걸 너무 못해서요. 조금 더 만들어지기 전까진 하지 말아야겠다 싶어서 일부러 들어오는 작업 하나도 안 했어요. 이제 이거([Born To Be Blue]) 내고 나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음악하고 있어요. 최근엔 해외 쪽 작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일본 쪽이라면.


일본 쪽 작업과 대만계로 미국에서 활동중인 포모 서(Formo SIR)라는 랩퍼의 곡을 이미 끝낸 상태고. 혹시 샘 옥(Sam Ock)이라고 하시나요?



 

 

아뇨, 처음 들어보는 데요.


샘 옥이라는 아티스트가 있는데...



 

 

아, 샘 옥이요, 네네.


네. 그 친구 레이블 쪽 프로듀싱을 진행하고 있고, 그 외에 캘리포니아 기반으로 하는 언더그라운드 래퍼 중에 코너 에반스(Connor Evans)라고 있거든요. 그 친구 앨범에도 참여중입니다.



 

 

과거에 비해 해외 작업은 더 많아진 것 같네요. 예전에 일본의 군트랙스(Goontrax) 컴필레이션에도 참여를 하셨죠.


네. [In Ya Mellow Tone] 시리즈에도 참여했었는데, 그 연도 있고요. 예전보단 해외에서 작업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서 그쪽에 조금 치중하고 있습니다.



 
soulime.jpg


 

그 해외 작업은 회사(소울라임 사운드)의 도움인가요, 아니면 개인적인 인지도가 생긴 덕분인가요?


인지도는 아니고, 예전에는 좀 폐쇄적으로 작업했어요. 제가 1년 전부터 사운드클라우드도 쓰고, 여러 가지 툴들을 쓰다 보니까, (그걸 보고) 컨택 오는 쪽이 있어서 작업을 많이 하게 됐죠.

 



 

그 폐쇄적이라고 말씀하신 게, 과거에 보면 한쪽에 치우쳐서 작업한 게 있었잖아요. 예를 들면 에픽하이라든지 인피니트 플로우 라든지요. 이런 것도 포함되는 건가요?


네. 그렇죠. 그런 것도 있죠.

 




여러 아카데미에서 음악 이론과 미디 실기 등을 가르치셨는데, 지금도 진행하고 계신가요?


작년부터는 거의 안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가르치는 친구들만 맡아서 하고요. 그 외에 것들은 좀 자제하려고 하고 있어요. 결국, 레슨 시장도 초반이랑 다른 게, 좀 커졌잖아요. 많은 아티스트들이 하고 있고요. 그게 좀 안 좋은 쪽으로 치우친 게 있더라고요.

 

 



요즘에는 샘플링을 자주 하지는 않으시지만, 샘플링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시작할게요. 샘플링을 하실 때 선호하시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저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보다는 좋아하는 장르가 있어요. 예전에 다른 데와의 인터뷰에서도 얘기했었는데,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까지의 콰이엇스톰 알앤비요.

 

 



테디 펜더그래스(Teddy Pendergrass) 같은...


그렇죠.

 



 

샘플을 고르는 기준 같은 게 있나요?


샘플을 고르는 기준이라기보다는, 지금은 레코드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는데, 예전에는 제 작법을 위한 것도 있고 기술적인 부분 때문에 LP 쪽으로 편향해서 음반을 많이 모았었어요. 당연히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뿌리를 따라가죠. 예를 들어, 아까 말씀하신 테디 펜더그래스의 앨범을 샀다고 해보죠. 보통 LP에는 크레딧이 쓰여 있잖아요. 거기에 참여한 아티스트나 세션을 찾아서 그 음악의 흐름을 찾으면서 들어봤죠. 지금은 조금 바뀌었어요. 지금은 특별히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뿌리가 아니라 음악 전체를 듣는 편이라서, 제가 만약 샘플링을 다시 한다면 자연스럽게 샘플링의 기준도 함께 바뀌었을 것 같아요.

 



 

샘플링 철학 같은 게 있나요?


그건 기술적인 거지, 뭐 철학이라고 하기에는...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는 않아요. 샘플링도 작법이고 하나의 기술적인 부분이지, 적어도 저한테 있어서 철학까지 갈 것은 아니에요.

 



 

샘플링을 할 때 징크스나 버릇 같은 건 없나요? 이를테면 옷을 벗고 작업을 한다든지...


글쎄요, 저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뿌리를 찾아가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재미있게 해석할 수 있겠다는 식으로 분석하면서 작업하는 편이라서 그런 징크스라는 건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이제는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살펴볼게요. 과거에 블렉스(Blex) 시절에 만난 디지(Deegie) 씨와 DJ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 씨와 함께 PDPB라는 팀을 결성하셨잖아요. 최근에 DJ 소울스케이프 씨는 힙합뿐만 아니라 [불쌍]이라는 현대무용 공연의 음악감독을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시더라고요. 혹시 아셨나요?


아뇨, 몰랐어요.

 



 

혹시 페니 님도 이런 활동에 관심 있으신가요?


저는 몇 년부터 딱히 그런 외적인 일이 들어와도 아예 안 하는 상태라서요.

 



 

그럼 순수하게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하시는 건가요?


네, 저한테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너무 제 거를 안 했던 시기가 길었어요.

 




과거 DJ 소울스케이프 씨와 함께 소울 챔버(Soul Chamber)라는 팀을 꾸려 랩을 하셨는데, 스스로 랩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프로듀서로 진행하셨어요. 그래도 가끔은 랍티미스트(Loptimsit) 씨처럼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랩도 조금씩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지는 않나요?


전혀 없어요. 어차피 실력도 안 되고, 굳이 할 필요가 없죠. 




페니 - Last Train Grow That Somewhiter

앨범: 페니, [Journey Into Urban City  EP] (2002)


 

[Journey Into Urban City EP]를 통해 프로듀서로 공식 데뷔하셨죠. 그런데 이 앨범이 소울 챔버에 함께 있었던 DJ 소울스케이프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이란 말도 있어요.


DJ 소울스케이프의 영향이라기보다는 그 당시에 듣는 음반들의 영향이었던 것 같아요. 그 앨범 나오기 바로 전이 피트 락(Pete Rock)의 앨범 [Petestrumental]이 나왔을 땐데, 저는 그 앨범이 나올 때부터 거의 6개월 동안 그것밖에 안 들었거든요.

 

 



오히려 그쪽의 영향을 많이 받았겠네요.


네.

 

 



당시엔 이런 힙합 인스트루멘탈 앨범이 흔치 않았죠?


인스투멘탈로만 된 앨범은 없었죠.

 

 



아무래도 첫 작품이다 보니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을 텐데, 지금 와서 다시 들어보면 아쉬운 점도 많을 것 같아요.


네. 지금은 아예 안 듣죠.

 

 



아예 안 듣는다고요?


그렇죠. 일단 저는 습관상 그런 건지, 제 전작은 거의 듣질 않거든요.

 



 

그러면 그걸로 레퍼런스 삼아서 '이 부분을 고치겠다', 이런 것도 없겠네요.


네. 그 시기와 지금은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바뀌었고, 제 개인적인 작법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엠넷 KM뮤직 페스티벌에서 [Eternal Morning]으로 상도 받으셨죠?


그 당시에 이것저것 많이 받고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요.

 

 



[Eternal Morning]의 사운드가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와 DJ 섀도우(DJ Shadow)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구체적으로, 영화 사운드트랙 앨범이라는 콘셉트는 어떻게 해서 잡게 된 건가요?


일단 영향적인 부분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일단 타블로나 저도 개인적인 음악의 색깔을 확실히 만들고 구축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 개인적인 두 개의 색깔이 섞인 거죠. 물론, 당연히 위대한 분들이지만 그분들의 색깔을 오마주하거나 흉내를 내거나 영향을 받았던 앨범은 아닌 것 같아요. 아주 자연스럽게 서로의 색깔이 묻어났던 앨범 같아요.

 



 

이런 콘셉트 앨범을 다시 해보실 생각은요?


최근에 작업은 같이 안 했지만, 만나서 서로의 곡도 들려주고, 이야기하는 사이기 때문에 좋은 계기가 생기면요.

 



 

요즘에도 에픽하이 분들과 교류하시나요?


타블로 씨 같은 경우에는 며칠 전에 따로 뵈었었죠.





사실 타블로 씨의 음악에는 멜랑콜리하거나 어두운 면이 있어요. 그 점에서 투컷(DJ Tukutz) 씨의 프로덕션과는 굉장히 대비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그 대비가 에픽하이의 매력이죠.

 

 



그런데 투컷 씨가 입대했을 때 에픽하이가 내놓은 [epilogue]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음침한, 말 그대로 타블로 씨의 음악적 영향이 가득했어요. 제가 봤을 때 [Eternal Morning]도 대개 어두운 느낌이 강한데요. 타블로 씨가 담당했던 가상영화 시나리오의 영향이 컸던 건가요?


시나리오와 앨범이 합쳐지는 과정은 나중에 후반 프로덕션에 아이디어로 떠올랐던 부분이고요. 사실, 기획 단계에는 정해놓고 한 틀이 없었어요. 그 전에 키비(Kebee) 앨범에서 타블로 씨와 같이 곡을 만들었었는데 그때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다 싶어서 무작정 시작했던 앨범이거든요. 각본 없는 영화의 OST처럼 정해놓고 한 건 없어요.





보통 프로듀서 팀은 각자의 파트가 있잖아요. 이를테면 누구는 멜로디 라인을 담당하고 누구는 드럼을 담당하는 식으로요. 이터널 모닝에서는 작업 분담을 어떻게 했나요?


정확히 정해진 건 없었어요. 예를 들어 먼저 ‘이런 스타일로 만드는 게 어떨까’라고 얘기했던 적도 있고, 아니면 타블로가 먼저 어떤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서 ‘이걸 가지고 한번 풀어보자’라는 식으로 작업의 선과 후의 순이었지, ‘너는 이거 해라, 나는 이거 하겠다’하면서 분담했던 건 아니었어요.

 

 



당시에 페니 님과 타블로 씨가 일본의 호텔에서 완전히 칩거하면서 [Eternal Morning]을 작업했다는 말이 돌았어요.


네, 맞아요.



 

이터널 모닝 - Father's Watch

앨범: 이터널 모닝, [Eternal Morning] (2007)

 

그런데 들어보면 악기 소리가 실제 연주처럼 들리더라고요. 특히 "Father's Watch"에서 더블베이스의 연주는 재즈 베이시스트의 솔로를 듣는 것 같더라고요. 샘플링하신 건가요?


아니에요. 그건 리얼 레코딩이었어요.

 



 

가서 직접 연주한 걸 녹음한 건가요?


네.

 



 

일본에서요?


아뇨, 한국에서요. ([Eternal Morning]에는)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이 아주 많았어요. 예를 들어, 기본 틀이 있는 상태에서 미리 레코딩을 해가지고 일본으로 간 거죠.

 



 

그럼 작업물을 어느 정도 다 구축해놓고 가서, 조합한 건가요?


그 작업을 위한 조각들을 만들어 놓고 갔던 거죠.

 




두 분이 [Eternal Morning]은 ‘힙합 인스트루멘탈 앨범이 아니다’라고 말씀하면서도 ‘여기에 랩을 하는 건 좋다’고 하셨잖아요. 실제로 당시에 유튜브에는 [Eternal Morning] 수록곡에 랩 아카펠라를 매시업해놓은 곡이 꽤 있었는데, 혹시 보셨나요?


네, 많이 봤어요. 되게 재미있는 작업이죠.

 




페니 님이 [Alive Soul Cuts Vol.1]의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공개했던 게, 아마추어 래퍼들이 랩 녹음을 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같은 맥락에서 만족감을 느끼셨을 수도 있겠네요.


네, 그런 거죠. 조금 전에 말씀하신 유튜부 같은 건, 외국에서 블랜딩(Blending) 작업이 굉장히 활발히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한국에서도 저희 것으로 그렇게 해주시니깐 굉장히 좋았죠. 인스트루멘탈 공개는 어떤 곡이든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Eternal Morning]의 후속작도 낼 거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여전히 유효한가요?


그 당시에 낸다고 했어도, 언제까지 내겠다고 말한 적은 없기 때문에...

 



 

기약은 없겠지만, 계획은 있나요?


그거에 대해 서로 얘기한 적은 없어요. 서로 시기가 맞으면 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까 잠깐 언급했던 건데, 일본의 레이블 군트랙스컴필레이션 앨범에도 참여하셨죠.


군트랙스 해외 담당 A&R 담당자분께서 [Alive Soul Cuts Vol.1]에 있던 곡을 듣고서는 제게 연락을 줬어요. 그 이후에도 이 앨범([Born To Be Blue]) 가지고도 군트랙스와 계속 이야기를 했었고요. 



 

페니 - Still Shining (Feat. 더 콰이엇)

앨범: 페니, [Alive Soul Cuts Vol.1] (2008)

 

"Still Shining"은 제이 딜라(J Dilla) 헌정곡으로 알고 있는데, 그 곡을 헌정곡으로 쓰기로 한 건 더 콰이엇(The Quiett) 씨의 아이디어였나요?


아뇨. 그 당시에 제가 더 콰이엇한테 MR을 줄 때, 그런 주제로 써주길 바랐어요.

 



 

‘이 곡은 제이 딜라를 위한 곡이다’라는 식으로요?


네, 실제로 제이 딜라가 썼던 샘플을 제가 그대로 쓰면서 조금 다른 느낌으로 표현을 해봤죠.

 




요즘 더 콰이엇 씨가 새로운 방향으로 인기를 얻고 있죠. 페니 님 인터뷰에서 더 콰이엇 씨가 자주 언급되는 것 같은데, 요즘의 더 콰이엇 씨 스타일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는 그것도 좋아요. 대중적으로나, 스타일적으로나 다 성공한 모델로 보입니다.

 



 

[Alive Soul Cuts Vol.1.5 Seoul]을 작업하실 때 [Alive Soul Cuts Vol.1]를 참고하셨겠죠? 기존 작품에서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셨나요?


그때는 프로덕션이 혼재할 때라서 샘플링 기법과 시퀀싱 기법이 충돌하던 시기였어요. 오히려 그래서 그 앨범을 무료로 공개했던 거죠. 어떻게 보면 완성되지 않은 프로덕션이었거든요.

 



 

돈 주고 팔기에는 조금 아쉽다는...


네. 그래서 참여했던 뮤지션에게도 다 양해를 구했어요. ‘나는 지금 이런 상황인데, 도움을 바란다’는 식으로요. 사실, 인스트루멘탈로 공개하는 것보단 랩이 올라간 게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잖아요. 많이 듣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내 음악을 듣고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이런 식으로 변화하고 있으니까 들어봐 달라’는 식으로 공개했던 거죠.

 




그런 이유로 [Alive Soul Cuts Vol.2]도 보류가 된 건가요?


[Alive Soul Cuts Vol.2]는 지금도 하고 있어요.

 

 



시퀀싱으로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예전처럼 샘플링으로 작업하시나요?


샘플링 방식으로 작업한 게 대부분이에요. 그거에 대한 공개나 작업 방식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아직 확정된 건 없나 봐요.


네.

 



 

투게더 브라더스(Together Brothers)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으셨는데, 지조 씨가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엄청요. 예전과는 다른 인기였죠.

 



 

그로 인한 효과가 있었나요? 이를테면, 음원 수익이 많이 들어왔다든지...


그 음원 수익이 되게 재미있게 된 게, 제가 그 레이블을 운영할 때 혼자 한 게 아니었어요. 같이 하던 친구가 있는데, 조금 안 좋게 되면서 저는 수익이 전혀 없어요. 누군가는 돈을 벌었겠죠.

 

 

투게더 브라더스 - I.D.

앨범: 투게더 브라더스, [Radio Station] (2012)

 

투게더 브라더스의 음악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확실히 기존의 페니 님의 색깔이라 할 수 있는 소울풀한 느낌이 사라졌어요.


말씀드리자면 콘셉트를 중요시하는 앨범이었기 때문에요. 투게더 브라더스라는 좋은 콘셉트를 가진 아티스트가 있는데, 제가 굳이 제 색깔을 가지고 이 친구들을 매우 부드럽고 소울풀한 음반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럼 그쪽에 특화된 사운드를 만드신 거네요.


네.

 

 



이터널 모닝과 투게더 브라더스의 음악을 들어 보면, 페니 님 특유의 스타일을 규정하긴 조금 모호하진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만의 시그니처 사운드가 있다고 보시나요?


그 시기가 말씀하신 대로 그런 걸 많이 잃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변화 때문에요?


변화는 아니고요. 약간은 잘못된 마인드가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프로듀싱하는 친구들과 하는 얘기가 프로듀서의 위치나 위상이 예전과는 많이 바뀐 것 같거든요. 당시에 저도 잘못했던 거고요. 사실 아티스트에 맞출 필요도 어느 정도는 있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가 없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프로듀서 시장 자체가 작곡가 같은 느낌으로 변한 경향이 있거든요. 물론 가요 프로듀서라면 그게 맞는 건데, 저희는 각자가 자기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모여있는 특정 장르 시장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시장에 아주 안 좋은 영향을 끼친 거고, 또 끼칠 거라고 봐요. 그래서 제가 몇 년 전부터 외부작업을 안 하기도 했고요.

 



 

현재의 음원 수익금 분배 방식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고 노력하셨는데, 진척이 있나요?


저 같은 경우는 몇 년 전부터 분석을 해봤거든요. 내 음악을 듣는 사람은 누구고, 만약 내가 무언가를 공개했을 때,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오는가 하는 것을 분석했어요. 사실 한국 쪽보다는 해외 쪽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지금은 한국에 공개되는 음원 외에 다른 작업물들은 밴드캠프를 통해서 따로 판매하고 있거든요. 밴드캠프 같은 경우는, 잘 아시겠지만 집계 방식이 되게 좋아요. 누가 (음원을) 사면 바로 저에게 돈이 들어오죠.

 



 

수익성이 되게 좋겠네요.


그쪽에서 (수익의) 10%를 가져가요. 나머지는 다 제 것이 되는 거고요.

 




그쪽을 통한 수입이 괜찮은 편인가요?


정확한 금액을 말씀드리긴 좀 그렇지만, 거기에 등록된 제 곡이 몇 곡 없거든요. 그래도 국내 밴드캠프 음원 판매자중엔 상위권이 아닐까요.

 

 



주류 음반사인 울림 엔터테인먼트에서 계시면서 월급을 받으면서 프로듀서로 활동하셨죠.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했을 텐데, 그때가 그립진 않으신가요?


뭐, 딱히. 너무 힘든 시기였어요. 일이 너무 많았고요.

 




그 이후에는 트라이먼트 팩토리와 터치다운 뮤직그룹을 설립하셨죠. 지금은 다 정리하고 소울라임 사운드에 계신 건가요?


네. 지금은 아예 다 정리했어요.

 

 



그 두 레이블은 어떻게 정리하셨나요? 소속 뮤지션이라든지, 사무실이라든지요.


아예 없앴어요.

 



 

소속 뮤지션들은 각자 갈 길을 가고요?


네.

 




레이블 대표와 레이블 소속 뮤지션의 입장은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레이블은 제가 하는 음악에 대해서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아요. 메이저 레이블이 아니다 보니까 시기적인 것도 그리 중요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보호받고 있는 느낌이지요.

 

 



뭘 제재한다든가 하는 건 없네요.


네, 전혀 없어요.


 

졸리 브이 - MIC

앨범: 졸리 브리, [Have Faith] (2013)


 

같이 소울라임 사운드에 있는 졸리 브이(Jolly V) 씨에게 준 "MIC"는 졸리 브이 씨의 앨범 [Have Faith]에서 가장 멋진 트랙이었다고 생각해요. 언더그라운드 하드코어 힙합 스타일인데, 페니 님이 만드신 이전 비트들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예요. 붐뱁적인 거라고 해야겠죠.

 



 

요즘에도 붐뱁 비트를 좀 만들고 계신가요?


저는 다 해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싫어해도 그거를 싫어한다고 말하려면 그걸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봐요.

 



 

그러면 트랩(Trap)이라든지 랫칫(Ratchat)도...


네, 그런 것도 만들어는 봐요. 정확한 뼈대는 알고 싶어요.

 




과거에는 피트 락(Pete Rock)이라든지 제이 딜라 등의 프로듀서들을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셨어요. 요즘 신인 중에서 좋아하는 프로듀서가 있나요?


딱히 최근에는... 제가 찾아 듣지를 않아서요. 물론 찾아보면 당연히 많겠지만요. 지금은 제 것을 하는 데에 너무 정신이 팔려 있어서요.

 




게임음악과 영화음악 같은 외주작업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거죠?


영화는 한 20편 정도 했었거든요. [동갑내기 과외하기]도 있었고, 해외 영화도 있었는데 기억은 안 나요. 게임 음악은 꽤 큰 타이틀이었어요. 당시에 일을 몰아서 했었거든요. 너무 많이 해서 기억이 안 나요.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Infinite)에게도 곡을 쓰셨죠. 인피니트는 인피니트H(Infinite-H)같은 힙합 유닛을 결성할 정도로 흑인음악에 애착이 많은 것 같아요. 아이돌 팝에도 관심이 있으신 건가요?


아뇨, 전혀 없어요. 그때는 레이블을 운영할 때라서 어떻게든 소속 뮤지션들에게 수익을 만들어줘야 할 때였어요. 그래서 일이 있으면 다 했어요. 지금은 정말 하기 싫어요. (웃음)

 

 



그러면 직접 연락을 하신 건가요?


네. 그리고 게임 같은 경우도 하나를 했었는데, 괜찮았나 봐요. 제가 일하는 방식이나 음악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타고 타고 연락이 와서 1,2 년 정도는 게임 쪽 작업을 굉장히 많이 했었죠. 사실, 그때도 개인적으로는 하기 싫은데, 회사를 유지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일이 많았죠.

 

 



최근 들어 샘플링보다는 연주 녹음을 더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건반 반주도 직접 하시는 것 같고요. 이제 샘플링은 아예 안 하시나요?


아뇨. 지금도 하고 있어요. 다만 발표를 안 하는 거죠.

 

 



지금 발표하는 곡 중에도 샘플링을 한 게 있나요?


아뇨, 없어요.

 



 

그럼 곡만 만드는 거군요.


네. 사실 샘플링이라는 게 법적으로 모호한 부분이 많이 있어요. 제가 실제로 연락을 받은 경우도 있어요. 원작자, 퍼블리싱 회사 쪽에서요. 샘플 클리어린스 못했던 곡이 몇 곡 있었는데 퍼블리싱 회사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재미있는 게, 원작자 이걸 듣고 ‘어? 이건 내 곡인데’해서 화가 나서 연락을 하면 괜찮은데, 한국의 네티즌들께서 연락하셨더라고요. 제 주변에 샘플링하는 분들이 받는 연락의 약 80%는 우리나라의 네티즌들께서 다 신고를 해주신 거더라고요. 저도 두 번 정도 연락을 받았는데, 한 분은 ‘내가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곡을 들어보니 괜찮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라’라는 연락이었고, 또 하나는 ‘어떻게 할 거냐’라고 해서 저는 ‘나는 돈 없다. 그리고 그 곡에 대한 권리도 내게 없고, 이 곡은 다른 회사에서 나왔던 곡이다’라고 했더니 ‘알았다’하고 끝났어요.

 




과거 트라이먼트 팩토리에 있었던 시로스카이(Shirosky) 씨도 처음에는 샘플링을 하다가 지금은 직접 연주하는 거로 알고 있어요.


네.


 



시로스카이라는 이름도 페니 님이 직접 지워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아니요.

 

 


아닌가요?


네.

 


 

어느 인터뷰에서 페니 님이 지어주셨다고 했던 것 같은데...


어... 이상한 친구네. (웃음)

 

* 다시 확인해본 결과, 페니 님께서 '시로'라는 이름을 활용해봤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편집자 주)

 



 

저희 포디거에서 샘플(원곡)을 찾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게 힙합 트랙이 샘플링으로 작업된 건지를 판별하는 작업이거든요. 그런데 요즘 곡을 보면 거의 시퀀싱만으로 작업한 곡이 대다수예요. 그렇다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샘플링 프로덕션은 이젠 하락세라는 의미로 봐야 할까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다시 오고 있잖아요. 다시 올 거예요. 최근 제이 콜(J. Cole)의 음반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거 같아요.

 




직접 연주를 하면 곡의 자연스러운 진행을 만드는 데 용이하다고 말씀하신 바 있는데, 그것도 다양한 샘플을 사용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요?


제가 능력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샘플을 가지고 못했던 부분이 많았거든요. 오히려 시퀀싱에서는 조금 더 쉽게 풀어갈 수 있으니까요. 능력 부족 때문에 그렇게 했던 부분도 있을 거예요.





샘플링을 하지 않으시더라도 LP는 수집하고 계시죠? 최근 몇 년 사이에 LP 붐이 일어났는데, 페니 님이 생각하시는 LP의 매력은 뭔가요?


예전에는 ‘이렇게 듣는 게 좋고, 따뜻하고 소리가 좋구나’ 했는데, 지금은 딱히 그렇지는 않아요. 그 매체에 대한 가치죠.

 

 



그럼 CD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제가 CD로 음악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CD를 더 많이 듣고 모으게 되더라고요. LP 같은 경우도 지금 제집에 없고 부모님 댁에 있어요. 원래 거기에 있었는데, 결혼하면서 제집으로 나오면서 다 두고 온 거죠. 가끔 부모님 댁 갔을 때 한 번씩 듣고 하는 정도지, 지금은 예전만큼 애정 있게 모으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재지 아이비(Jazzy Iv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각나그네 님의 1집 타이틀곡 “사랑이 있는 곳에 나 있네”을 프로듀싱하셨잖아요. 이 곡의 샘플을 클리어링하실 때 그냥 국내 퍼블리싱 회사에 보고하는 수준에서 끝났다고 들었어요.


통보하고 저작권을 양도한 거죠. 그리고 아마 그 당시 각나그네의 앨범 제작한 회사에서는 저작 인적권을 다 넘겼을 거예요. 그 곡에 대한 수익은 원작자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가지 않는다고 봐야죠.

 




그럼 샘플을 클리어할 때에 그 샘플에 대한 돈을 지급하는 방식보다는 인세로 주는 게 더 낫겠네요.


요즘 거의 다 그렇게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샘플 클리어링을 많이 하고 있는 건가요?


네. 얼마 전에 모 아티스트는 샘플의 어느 구간을 쓰고 통보를 했는데, 곡 지분의 80%를 달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그렇게 했고요.

 




스윙스(Swings) 씨와 작업하고 싶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못하셨죠?


군대 갔잖아요. (웃음)





많이 기다리셔야겠네요. 올티(Olltii)같은 어린 음악가들과도 작업하고 계시죠. 함께 작업하고 싶으신 뮤지션이 있나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요즘에 잘 안 듣고 있어서요.

 



 

요즘 관심 가는 신인 래퍼가 있나요?


이것도. 죄송해요. (웃음) 말씀드리면 좋은데, 제 작업하는 데 바빠서요. (웃음)

 




페니 님이 한창 활동하시던 2000년대 중반, 후반은 많은 분들이 한국힙합의 황금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페니 님이 보시기에 요즘 힙합 신(Scene)은 어떤가요?


음악적 완성도는 당연히 높아졌고요. 상업적인 부분에선 수익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 같아요. 팬층도 확연히 갈렸고요. 일단 저로서도 과거에 연주 음악을 내거나 활동을 했을 때는 체감으로 느껴지는 청자 가 꽤 있었는데, 지금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힙합 외에 관심이 가는 음악 장르가 있나요?


장르라기 보다는, 최근에 듣는 음악은 뷔욕(Bjork) 새 앨범이 나와서 듣고 있고,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도 되게 좋아하고요.

 



 

되게 의외의 사운드인 것 같은데요.


네, 그런데 라나 델 레이 같은 경우에는 제가 추구하는 사운드와 되게 비슷한 경향도 있어요. 몽환적인 부분도 있고요.

 



 

약간 좀 미니멀한...


미니멀 보단 그려지는 그림같은 것, 뷔욕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Born To Be Blue]에는 샘플링을 하지 않으셨을 텐데, 과거의 소울풀한 분위기를 품고 있고, 또 말씀하신 몽환적인 사운드까지 구현하신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작업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터널 모닝 앨범의 작업방식과 동일하게, 프리프러덕션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1차적으로 곡의 기본 코드와, 리듬라인이 완성되면, 세션이나([Born To Be Blue]의 경우 기타와 색소폰이 세션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보컬들을 녹음한 후 2차로 다시 웨이브(WAVE)화해서 샘플링하는 방식을 사용했어요. 2차 가공 중엔 사운드의 샘플레이트나 잡음 등을 추가하는 방식의 리-샘플링(Re-Sampling)을 통해, 제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운드로 만드는 데 치중하고, 다시 설계한다는 느낌의 시퀀싱으로 최종 결과를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몇 가지 과정을 통해 가장 제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곡이 나오는 방식을 사용한 거죠.

 


 

 

크리스메이즈(Krismaze) 씨와 함께한 [Blue Tape]는 어떤 기획으로 작업하신 건가요?


크리스메이즈와는 회사 내의 관계 외에 어릴적부터 친구관계입니다. 비슷한 음악을 듣고 자라다 최종적으론 함께 일하게 되며, 가장 좋아하고 추구하는 음악에 대한 앨범인데 그냥 '술자리에서 한번 만들어 보자'하고는 짧은 작업 기간을 통해 나온 앨범입니다. 앞으로도 작업하려하는 앨범이구요.





엔지니어를 최종 목표로 삼으셨던 건 여전한가요?


이젠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그쪽으로 조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제 앨범의 사운드를 가장 잘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어요. 그 당시에 다른 앨범도 많이 작업했었거든요. 지금은 잘 안 하고 있어요.





비트메이커로 활동을 시작하면 가장 막막한 것 중 하나가 장비를 마련하는 거잖아요. 실제로 많은 아마추어 비트메이커들이 경제적인 데서 부담을 느낄 것 같아요. 페니 님은 처음 시작하실 때 장비를 구비하고 작업하셨나요?


아니에요. 저는 되게 후지게 했어요. (웃음) 이름이 가장 잘 알려졌던 시기가 에픽하이 앨범 작업할 때였는데, 그때는 스피커 이런 것도 없어서 오디오에 연결한 컴퓨터 한 대로 했었어요. MPC 한 대랑요.

 



 

그래도 MPC는 갖추고 시작하셨네요.


네. 그건 아르바이트해서 샀었어요.

 

 



그 MPC 아직 사용하고 계신가요?


아뇨.




mas.jpg



그럼 지금은 머신(Maschine)....


지금은 부모님 댁 창고에 있어요. 요즘은 머신도 좋아하고, 최종적으로 시퀀싱으로 바꿔서요.

 



 

딱히 쓸 필요가 없군요.


네. 그리고 하드웨어 세대들의 장점이 하드웨어를 썼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있잖아요. 질감이라든지 사운드적인 변화라든지요. 그걸 인지하고 있어서 나중에 하드웨어를 쓰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비슷하게 흉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요즘엔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고품질의 비트메이킹을 위해서는 장비가 필수인가요?


그 장비만이 갖고 있는 캐릭터라는 게 있는데, 최근의 기술들을 봤을 때는 그 캐릭터들은 어느 정도 흉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럼 굳이 하드웨어를 구축하지 않더라도...


네. 제 개인적인 생각을 그래요. 하드웨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또 생각이 다르시겠지만요. 또 흉내 낼 수 없는 부분도 있어요. 예를 들어, 소리헤다 씨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SP1200 같은 장비가 올라오잖아요. 그런 12비트 사운드에 대한 캐릭터는 (소프트웨어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렵더라고요. 소리헤다 씨가 이번에 냈던 앨범([Time's Arrow]) 같은 경우도 제가 좋아하는 쪽 장르거든요. 원래의 음악이 가진 색깔을 그대로 끌고 오는 부클릿 같은 앨범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장비를 아주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소스를 잘 받아서 잘 만든 앨범이더라고요. 그런 앨범은 그런 장비가 없으면 (제작하기) 불가능하겠죠.

 




포디거가 샘플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괜히 표절 시비만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말도 없진 않아요.


이런 매체가 있는 걸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해외에도 후샘플드(whosampled.com) 같은 웹사이트가 있잖아요. 저는 좋은데, 결국에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인식을 바꿔야 하는 거죠. 그 웹사이트가 악영향을 끼치거나 그런 건 없을 것으로 생각해요. 

 


disc.jpg



혹시 페니 님이 사용하신 샘플 정보도 공개해주실 수 있나요?


과거의 작품들에서요? 네. 저는 데이터를 다 가지고 있어요. 옛날에 작업한 걸 다 써놨거든요. 필요하시면 데이터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여기 각나그네 것도 있네요. (각 디스크 안에) 원곡이랑 세션 데이터를 다 가지고 있거든요. 인피니트 플로우 것도 있네요. 이거 보고 또 신고하시는 분들... (일동 웃음)





신인 비트메이커/프로듀서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할게요.


워낙 또 다들 잘 해서, 저도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조언같은 건 좀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2000년대에 페니 님 작업물 보고 프로듀서를 지망한 분들도 있을 테니깐, 한 마디만 부탁할게요.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자기 색깔 만들고요.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샘플링을 하는 신인 비트메이커들에게도 조언 한 말씀 부탁할게요.


제가 예전에 굉장히 많이 놓쳤던 부분이 샘플을 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가, 아니면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듣는가, 하는 중간에서 혼재하는 지점이 있었거든요. 샘플링하기 위해서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좀 더 현명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만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순간이 깨지면 음악을 듣는 게 음악을 듣는 게 아니더라고요.

 



 

단순히 작업을 위한 것이 되겠군요. 음악을 듣는 재미도 없고요.


네. 사실 음악은 즐기기 위함이잖아요. 본질적으로 내가 즐겨야지 다른사람도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건데, 그 중간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이것도 저것도 안 되는 거죠.





그렇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글, 인터뷰 / 류희성

사진 / 김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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